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캠프에서 사용한 유명한 캐치 프레이즈,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It's the economy, stupid!)”를 한 번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캐치프레이즈를 “문제는 ‘시간(time)’이야, 바보야!”로 바꾸어야 할 것 같은 2024년입니다. ‘시간이 금’이라는 식상하면서도 당연한 문구가 더욱 와닿는 요즘, 출근이냐 재택근무냐를 고민하는 이들에게야 말로 ‘시간의 밀도’가 핵심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일하는 방식을 이끌 키워드 중 하나로 ‘시간’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재택근무냐 사무실 근무냐, 문제는 ‘시간’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2024년의 트렌드 중 ‘시간의 가성비’를 가장 중심에 두었습니다. 분초 단위의 시간까지 밀도 높게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분초사회’를 핵심 키워드로 꼽은 것이죠.
분초사회에서 사람들은 시간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돈보다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극한의 시간 효율을 추구한다고 설명합니다.
“재택근무ᐧ유연근무제의 존속 문제도 사실은 변화된 시간 개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팬데믹 때 시행됐던 재택근무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출퇴근 시간 및 직장에서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회의ᐧ회식 등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음을 알게 해줬다. 단순한 시간의 절약이 아니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일상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제 타인이 정해준 삶의 흐름이 아닌, 자신이 적극적으로 자기 시간을 지키고 관리해야하 하는 시간의 초개인화 사회가 도래했다. 서로 다른 스케줄로 일하고, 먹고, 생활하는 개인이 늘어나는 중이다.” – ‘트렌드 코리아 2024’ 중

2023년 7월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6개국 1만 3천여 명의 직장인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매우 선호하는 응답자 중 33%는 고액 연봉자(연봉 15만 달러 이상)였으며, 매일 출근하지 않는 조건으로 연봉의 20%까지 감액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퇴근 시간 대신 얻을 수 있는 다른 가치 있는 활동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런 바람을 이해해서인지, 아니면 100% 사무실 출근 시대로 완전 복귀하기 전의 완충 단계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선택했던 2023년이었습니다.
매일 혼잡한 대중교통에서의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싶지 않은 직장인들과 어떻게든 직원들을 사무실로 모으려는 기업 사이의 눈치 싸움은 2024년에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비단 직원 vs. 기업간의 갈등만은 아닙니다. 세대와 직급에 따라 일하는 방식에 대한 온도차 역시 존재합니다.
실무자들은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일할 수 있는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매일 출근하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이지만 관리자 및 임원들은 협업과 소통, 업무 효율성 저하를 이야기합니다.

일하고 싶은 회사? 하이브리드 근무는 필수
퀄트릭스(Qualtrics)가 최근 발표한 ‘2024 직원 경험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 직원 경험에 대한 5가지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천 명 이상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에서 일하는 직원이 다른 경우보다 참여도, 근속 의향, 복지 만족도, 포용성, 경험의 5가지 핵심 지표 수치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이브리드 근무를 할 때 다양한 핵심 지표가 높다는 점은 기업에서도 주목할 만 합니다. 직원 만족도가 높고 이직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핵심 인재를 유지하기에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죠. 근속 중인 직원들뿐만 아니라 구직자들에게도 매력적인 기업으로 어필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갖춘 기업들이 2024년 인재 전쟁에서도 유리한 지점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적절한 인재를 뽑지 못하는 기업들의 구인난과 일할만한 회사를 찾지 못하는 구직자들의 구직난이 동시에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23년 초에 채용을 계획했던 기업의 무려 80%가 ‘지원자 중 적합 인원 부족’을 이유로 채용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기업들의 채용 실패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인 회사로 인식될 수 있다면 구직난의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기업용 콘텐츠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하이랜드 소프트웨어(Hyland Software)의 최고 인사 책임자인 데비 코넬리(Debbie Connelly)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은 2024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기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거죠. 만약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버리거나 원격근무 정책을 바꾸고 싶다면 우리 회사를 매력적이고 일하기 좋은 곳으로 차별화하는 다른 요소를 찾아야 해요.”
원격근무 혁명은 여전히 진행중
팬데믹은 이미 끝났지만 팬데믹이 쏘아올린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밀도 높은 시간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분초사회’에서는 하루 24시간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매일 출퇴근 시간을 아껴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원격근무에 대한 수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
구인난 여전…기업 10곳 중 8곳 "올해 채용 목표 못 채워" - 아이뉴스 24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 직원 충성도 높인다 - IT비즈뉴스
기획 및 작성 플렉스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