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나 원격근무였지, 요즘에도 재택근무 하는 회사 있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2023년 들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요구했습니다. 많은 것이 일상으로 돌아온 요즘, 비대면은 대면으로, 재택근무는 사무실 출근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중 화상회의를 위해 필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줌(Zoom) 조차도 최근 완전 원격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복귀를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를 마주하며 많은 사람들은 '원격근무 시대의 종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정말로 원격근무는 이렇게 끝난 걸까요? 사무실 복귀 움직임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근무 트렌드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아닐까 생각하게 할 정도로 일부 기업들의 움직임은 선명합니다.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택한 기업들
-
SK 그룹, 딥 체인지로 한 걸음 다가서는 일하는 방식 실험
최근 SK 그룹 이천 포럼에서 최태원 회장은 “근본적 혁신을 의미하는 ‘딥 체인지(Deep Change)’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구성원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소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포럼 속 “일하는 방식 혁신” 세션에서는 유연 근무제가 행복, 생산성, 소통과 협업, 소속감 상승에 기여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과 장소, 근무일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 방식을 적용해 실험한 결과, 생산성은 7.4점에서 9.1점으로, 행복지수는 6.8점에서 8.4점으로, 소통과 협업 점수는 7.1점에서 8.7점으로, 마지막으로 소속감은 6.9점에서 8.4점으로 눈에 띄게 높아진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에도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SK 그룹은 이번 실험 결과를 전 계열사에 공유하고 각 회사에 맞는 근무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카카오스타일, 최고의 효율을 내는 공간에서 일해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인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스타일은 팬데믹 기간에는 재택근무를 시행하다 위드 코로나 기간에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1.0’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2022년 6월부터 카카오스타일은 한 단계 더 발전한 ‘하이브리드 2.0’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바로 근무 형태의 완전 자율화가 그 골자입니다.
카카오스타일은 이처럼 일하는 방식을 단계별로 도입해 시간을 들여 전 직원들이 슬랙, 노션, 줌 등 다양한 온라인 툴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고, 비대면 업무에도 문제가 없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며 원격 근무를 위한 발판을 다졌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하더라도 업무 스타일에 따라 혼자서 조용히 / 모여서 소통하며 / 화상 회의 등 목적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자리를 바꿔 일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데스크’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경험한 구성원들의 87%가 “집중도 향상”, “통근 에너지 절약” 등을 이유로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
포스코,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유연한 근무 제도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포스코도 최근 근무 제도를 혁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 평균 40시간 이내에서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근로시간제도’를 도입해 육아기 직원들의 부담을 덜고, 그 외의 직원들 역시 개인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일환입니다.
또한 ‘위드 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이라고 부르는 거점 오피스를 여의도, 종로, 송도, 판교 등에 마련하여 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줄이고 있고요.
이러한 근무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포스코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기업문화”라며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왜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택했을까?
100% 리모트 워크를 얘기할 때 논란의 중심에는 언제나 ‘업무 생산성’과 ‘소속감’이 있었습니다. 팬데믹 때 재택근무를 경험하며 장점을 직접 느낀 직원들은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는 회사와의 갈등을 통해 “회사에 실망했다”고 토로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속감을 약화시키는 불씨가 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직원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하지 않고도 소속감이 높아진 SK 그룹의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 실험을 통해 ‘소속감’이라는 것은 반드시 물리적인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일하는 방식과 장소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 받고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업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이어지죠.
뿐만 아니라 완전 원격 근무를 하며 느낄 수 있는 ‘동료간의 네트워크’나 ‘협업 및 소통 약화’ 등의 문제점은 유연한 하이브리드 근무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선택은 현명한 행보로 보입니다.
이들 기업이 얘기하는 장점은 명확합니다.
- 최대의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 장소를 스스로 선택한다.
- 장거리 출퇴근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인다.
- 동료들과 쉽게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거점오피스, 하이브리드 데스크 등)
- 스스로 일과를 설계함으로써 일과 삶의 균형을 잡는다.
기업과 직원이 함께 ‘윈윈’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의 확대는 분명 반가운 변화입니다. 급격한 변화는 어렵지만 카카오스토리처럼 단계별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다른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행보입니다. 꼭 사무실에 모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퍼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 일부 기업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좋은 사례들이 튼튼한 씨앗이 되는 날이 머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편집 플렉스웍
출처
SK의 유연근무 실험… 생산성·행복·소속감 다 늘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근무환경 블레저·워케이션으로 일과 여행을 동시에
근무 형태도 나만의 스타일대로 - 카카오스타일 하이브리드 2.0
👉'원활한 하이브리드 근무 운영을 위한 6가지 체크 리스트'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