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원격근무를 중단한 게 단지 생산성 문제만이 아니라면? 이라고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인간이 내리는 거의 모든 결정에서 심리적인 요인이 영향을 끼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심리적인 관점에서 왜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근무 결정을 내렸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원격근무 대신 사무실 출근, 충분한 근거가 있을까?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누군가는 3년 간의 짧았던 원격근무의 황금기가 끝났다고도 말합니다.
이미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기업들의 리모트 워크 철회는 아주 순조롭지만은 않습니다. 주 3일 출근을 따르지 않을 경우 해고 가능성을 언급하는 아마존이나 인사 고과에 반영겠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구글처럼 직원들에게 출근할 것을 압박하는 기업까지 있기 때문이죠.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결정은 거의 대부분 ‘생산성’을 근거에 둡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일할 때 생산성이 더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생각에는 얼마나 근거가 있을까요?
원격근무는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확대되며 많은 기업들이 시행했지만 모두가 기대했던만큼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았습니다. 사무실 근무와 원격근무의 생산성 정도를 충분히 비교할 수 있을만큼의 기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매우 엇갈리는 결과가 있거든요. 연구 결과들을 쭉 놓고 보면 어느 한 쪽이 정말로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도 할 수 있겠네요. ‘만약 원격 근무와 사무실 근무 중 어느 쪽이 더 명확하게 생산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면 왜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에 회의적일까?’ 라고요.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이해하려면 사람들이 불확실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오늘은 심리적인 관점에서 기업들이 왜 원격근무를 거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게요.

기업들이 사무실 출근을 선호하는 심리적 요인 3가지
인간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모호성 기피(Ambiguity Averson)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댓값이 같더라도 알려지지 않은 위험보다 알려진 위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모르는 악마보다는 아는 악마가 낫다”라는 서양의 속담처럼 전통적인 사무실 환경에서 일해왔던 관리자에게 아직은 낯선 원격근무는 마치 예측할 수 없는 위험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모호하고 덜 바람직한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인식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기업의 리더나 관리자들이 사무실에서 10년간 사무실에서 일했고, 3년간 원격으로 일했다면 전통적인 방식인 사무실 근무가 더 안전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두 가지 업무 방식이 거의 비슷한 업무 성과를 낸다면 더욱 그렇죠.
인간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나와 더 가까운 개인을 좋아하고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좋든 나쁘든 멀리 사는 개인보다 가까운 이웃을 더 신뢰하는 거죠. “이웃사촌이 낫다”라는 속담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이는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격 근무로 일하는 직원의 생산성에 대한 신뢰보다 바로 눈에 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직원의 생산성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한 번 선택한 것을 밀고 나간다: 매몰 비용 오류
매몰 비용은 이미 지출해서 돌려받을 수 없는 금액을 말하는데요, 매몰 비용 오류는 이미 선택한 결정이나 행동이 비록 만족스럽지 않거나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도 지금까지 한 것이 아깝거나 기존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밀고가는 의사 결정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공간에 큰 금액을 투자했고, 완전 원격근무 기업이 아닌 이상 직원들이 일할 공간을 마련합니다. 이런 기업들이라면 사무실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매몰 비용’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원격근무보다는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틸뷔르흐 대학의 사회 심리학과 토니 에반스 박사는 모호성을 싫어하고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을 신뢰하며, 매몰 비용때문에 한 번 선택한 것을 밀고 나가려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은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2020년에 갑작스럽게 원격근무로 전환했던 때보다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2023년의 진통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사무실 출근 결정에 직원들이 반발하는 데는 원격근무를 하면서 느낀 장점도 있겠지만 “왜 매일 반드시 사무실로 출근을 해야하는가?”라는 전통적인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생겼기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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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Why leaders find it so hard to accept remote work” – Tony Evans Ph.D.
편집 플렉스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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