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탄탄하게 커리어를 이어가다 육아 휴직으로 경단녀가 되는 이야기는 너무 흔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가족과 함께 해외 이주까지 한다면? 낯선 환경에서 언어 문제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누군가는 아쉬워하며 경력을 포기하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길을 찾아 냅니다. 플렉스웍을 통해 원격근무 기업 취업에 성공한 UX 디자이너 리아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고요, 중국의 메타버스 기업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첫 커리어를 화장품 회사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시작했어요. 디자인 석사를 한 후 IT 업계로 이직했고요. SK, 삼성전자에서 스마트 TV, 모바일, VR쪽 UX를 경험했고, 3년전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이주했어요. 그 후에는 프리랜서로 장기 프로젝트 WEB3.0 개인 월렛, Virtual 3D 솔루션 프로젝트 등 UX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플렉스웍을 통해 중국의 메타버스 기업에서 원격으로 일하고 있어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중국 메타버스 기업에서 100% 원격으로 일하는 중]
Q. 한국 대기업에서 일하다 100% 원격으로 일하는
중국 메타버스 기업으로 이직을 하셨는데요, 일하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현재 근무 중인 기업은 중국 직원들이 80%를 이루고 있는 회사인데, 이전에 미국, 일본 대행사들과는 일을 해보았지만 중국분들과는 처음 일을 하게 되었어요. ‘중국’하면 대륙의 기운으로 한국 사람보다 더 시원시원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조심스럽고 차분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개인의 성향에 따른 차이일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중국은 본국에 서버를 두고 있거나 다른 나라에 비해 외부 간섭이 적은 폐쇄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그 점이 오히려 IT 속도면에서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개발자 분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직 문화면에서는 대기업보다는 훨씬 자유롭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프로세스보다는 효율을 중시하는 문화라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고, 함께 작업하는 주니어들의 매니지먼트를 시스템에 온전히 맡기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원격근무가 자기 관리가 되고 업무 플로우를 잘 아는 시니어들에게 더 적합한 근무 환경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주니어분들은 사무실에서 슬쩍 슬쩍 눈으로 보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답답함이 있으실 것 같거든요.
Q. 가족의 해외 이주로 인한 경단의 기간 이후 해외취업까지 하셨어요.
경력 유지를 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하셨을까요?
저는 육아 휴직 상태에서 싱가포르로 이주를 했는데, 선택적 경단 기간이였기 때문에 어려움보다는 긴 회사 생활에 대한 보상으로 생각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경력을 유지하기 위한 어려움이라기 보다는 해외에 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영어’, 그러니까 언어적인 부분이 어려웠어요. 그 해결책으로 현지 업체가 아닌 한국 업체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플렉스웍을 만나서 이렇게 경력을 이어 가게 되었죠.

Q. 원격근무할 때 필요한 업무 태도나 스킬은 무엇일까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더 세심히 해야하는 점이요. 예를 들면 회의 시간 준수, 회의 시간 내 잡음 내지 않도록 신경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업무 태도면을 보면, 큰 틀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소소한 점을 들자면 저희는 현재 카메라를 켜놓고 근무를 하거든요. 앉아 있는 자세가 좋지 않거나 음악을 듣는다거나 2개의 모니터로 작업할 때 메인 모니터가 아닌 서브 모니터에 비친 모습을 다른 분들이 보면 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느낀 적이 있었어요.
Q. 원격근무에서 느끼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고 계시는 지 궁금합니다.
저희 회사는 개발자나 PM분들은 중국 상하이 오프라인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저처럼 해외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직원은 업무 시간 중에 카메라를 켜 놓아야 해서 8시간을 카메라에 노출된다는 점이 매우 어려운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개선 의견을 드렸고 시범 운영도 했는데 아직 실제 반영까지는 안 되었어요. 현재로서는 매니지먼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원격이지만 다른 방법의 매니지먼트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Q. 디자인 업무를 사무실에서 대면으로 하실 때와
원격으로 하실 때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이 창의적인 분야잖아요. 대면으로 일할 때는 편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그 속에서 아이디어들을 캐치할 때도 있거든요. 원격으로 일하니 그런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기가 어려워 브레인스토밍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어요.
또 원격으로 회의를 할 때 오디오가 겹치면 회의 참여자 모두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의견을 말할 때 차례를 기다린다던지, 타이밍이 지난 다음 다시 이야기 방향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때, 그로 인해 회의가 길어지는 경우 등이 어려운 것 같아요.
Q. UX 디자이너로서 여러 담당자와 소통 및 협업이 필수일텐데요,
원격으로 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
원격의 장점 중 하나는 자료 공유가 쉽고, 각자 개인 모니터로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업무 몰입도가 좋은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함께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고, 화면 공유를 통해서 소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다만 화면 공유를 하지 않고 말로만 진행하는 회의를 할 때는 얼굴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회사 회의실에서 할 때보다는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동료들과 화면 공유 / 메신저를 통해 협업]
Q. 한 산업보고서에서는 AI가 발전해도 대체될 수 없는
직업 중 하나로 UX/UI 디자이너가 꼽히기도 했어요.
오랜 기간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디자이너로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무엇인가요?
UX 기본은 ‘인간에 대한 이해’예요. IT가 발전하고 AI가 등장하면 사용자들도 학습을 하며 성숙한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AI는 데이터 기반의 작업에는 효과적이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고, 추상적이거나 복잡한 문제 해결, 창의적인 전략 수립을 위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UX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리모트 워크 라이프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7점이요. 출퇴근으로 인한 피로감이 훨씬 줄어 그 에너지로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등원하지 않는 평일에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에요.

부족한 3점은 동료간 네트워크에 대한 아쉬움이에요. 대면으로 함께 논의하거나 식사를 하며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이 그립고 아쉬울 때가 있어요. 원격으로 일하니 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외면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사람으로 채워지는 에너지는 오롯이 비어있다보니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Q. 원격근무 기업으로 이직 및 취업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기업들의 업무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업무의 성격도 중요하지만 원격근무 조건이 나와 맞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채용 공고나 회사 사이트를 꼼꼼히 살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중국의 기업으로 취업한 리아님은 육아 휴직 이후 기존의 경력을 이어가면서도 가족과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재택근무를 선택했는데요,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워킹맘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하는 장소의 경계가 사라진 원격근무 기업에서라면 어디서든 해외취업도 가능하고요. 일과 육아, 해외 취업이라는 누군가에게는 높은 벽처럼 느껴지는 미션들을 멋지게 이루어낸 리아님의 커리어를 플렉스웍이 응원합니다.
제작 플렉스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