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일해보니 원격 근무의 장점에 푹 빠졌다는 깃랩의 UX 디자이너 선정님과의 인터뷰는 진행될 수록 배울 게 많은 시간이었어요. 특히 이제 막 리모트 워크를 시작한 기업이나 개인이라면 궁금해 할만한 것들을 꼼꼼하게, 가감 없이 털어놓았던 인터뷰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원격 근무로 UX 디자인 업무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요즘은 툴이 좋은 게 너무 많아요. 유저 리서치할 때도 쓸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있어서 특히 IT 쪽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원격 근무에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으로 협업하는 게 정말 가능한가?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원격근무 환경에서는 비동기식(asynchronous)이 기본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같이 디자인 크리틱 세션을 한다고 했을 때 팀원들이 어떤 디자인의 어떤 부분을 봐줬으면 좋겠고 내 질문에 동료들이 답이 달기까지 하루 이틀 정도 기다릴 수도 있죠. 하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까 가끔은 비동기식이 좀 재미가 없는 것 같고 같이 일하는 느낌이 덜 드는 것 같을 때는 “1시간짜리 디자인 디스커션 세션을 하자” 이런 식으로 하거든요. 줌으로 스크린 쉐어 하면서요.
오피스에서 일할 때랑 다른 게 있다면 동료들이 바로 옆에 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좀 더 준비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디자이너 입장에서 개발자들의 기술적인 얘기를 듣고 싶어서 화상 회의를 하는 건데, 그럴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바쁘다보면 화면을 꺼 놓고 제 걸 안 보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 회의실에 있으면 한 공간에서 다 같이 무얼 한다는 분위기를 가질 수 있는데 온라인은 그렇지 않으니까 좀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하게 돼요.
개인적으로 제가 쓰는 방법은 준비를 미리 하고 주제를 굉장히 확실하게 정리해서 공지해요. 이 미팅에서 ‘내가 할 질문은 a, b, c인데 이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고 오세요’ 식으로 질문에 대한 내용을 굉장히 구체화시켜서 알려주려고 해요.

실시간으로 일하지 않는 원격 근무의 장점을 꼽는다면?
저같은 비원어민이나 성향적으로 시간을 두고 생각을 정리한 다음 의견 내는 걸 선호하는 분들은 이 방식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꼭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피드백 퀄리티를 높이는데 원격 근무의 장점이 있다고 봐요. 누군가한테 의견을 받을 때도 그냥 어떤 걸 보여주고 바로 의견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레퍼런스나 샘플을 더 보고 올 시간을 주는 거니까 ‘지금 이거 보고 당장 의견을 줘’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죠.
원격 근무 환경에서는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문서화를 해야한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업무가 과중되었다고 느끼시나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그런 압박을 느꼈어요. 제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고 유학 경험도 없다보니 언어적인 장벽 때문에 더 그렇데 느꼈던 것 같아요. 근데 습관이 되다보니까 큰 부담이 없어지기도 했고, 실제로 일하면서 문서화의 효용을 체감하니까 그 부담이 없어지게 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몇 달 전에 했던 논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확인해야 할 때 잘 정리가 이미 되어 있어서 찾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죠. 그리고 제가 모든 미팅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닌데 가끔 C 레벨에서 왜 이런 비전을 결정했는지, 이런 것들도 문서를 보면 도움이 많이 돼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니까 오해가 적어요. 미팅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기록을 하기 때문에 거의 농담까지 적는 수준으로 자세하게 적기도 하거든요. 그걸로도 부족하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 기록을 들어도 되는데, 저는 대부분 문서화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는 편이에요.
내부적으로도 문서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작은 수정을 하더라도 기여에 대해서 매니저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우리 회사에서 문서화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느끼고 제가 일하면서 장점을 느끼니까 저도 좋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요.
모든 참석자가 기록을 한다면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일단 미팅 노트 같은 경우는 모두 다 같은 템플릿을 쓰기 때문에 대화 형식으로 적혀 있어서 정보를 찾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고요. 깃랩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협업 플랫폼이 때문에 검색 기능을 이용해서 쉽게 볼 수 있거든요.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일하는 게 보이지 않으니 성과 평가에 불리한 점이 있나요?
성과 평가에 대한 부분은 제가 리모트 워크를 하기 전에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당할까봐 좀 무서웠거든요. 근데 저희가 모든 일을 깃랩을 써서 하기 때문에 사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추적이 가능해요. 제가 어떤 이슈를 가지고 몇 시에 어떻게 누구랑 소통을 했는지 볼 수가 있거든요. 내부적으로 상당히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어서 매니저들이 누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를 알 수가 있고, 직원들도 역시 다른 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때문에 내부 지원이나 이동도 많이 일어나는 분위기예요.
성과 평가는 6개월에 한 번 주기로 진행해요. 업무가 투명하게 공개되다 보니까 내가 한 일이 100% 명확하게 반영되고 나의 성과와 기여도 정확히 인정이 돼요.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으니까 명확하게 추적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는데 그런 부분들이 확실히 적어요. 물론 결국엔 사람이 평가하는 거니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성과 평가 부분에서는 리모트 워크가 더 유리한 것 같아요.

혹시 일하면서 외롭다고 느끼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같은 지역에 일하는 직원들끼리 코워킹데이(co-working day)를 할 때 참석해서 일도 같이 하고 저녁도 먹고 그래요. 회사가 직원들이 만날 수 있게 지원도 해줘요.
줌으로 채팅할 때도 일 얘기가 아니라 개인적인 얘기를 서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동료들과 네트워크를 쌓으려고 노력해요.
어떤 사람이 원격 근무에 적합할까요?
저희끼리는 “내향적인 사람이 좀 더 맞지 않을까?” 라고 우스개 소리를 해요. 아니면 아이를 육아 중인 분이거나. 그런데 깃랩이 100% 리모트 워크 회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정말 중요한 분들은 아예 지원을 안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미국 테크 회사 기준에서 2년 다니면 오래 다니는 편이라고들 하는데, 2년 넘게 일하시는 분들이 진짜 많은 것 같아요.
그만큼 리모트 워크를 좋아하고 이 업무 방식으로 장점을 느끼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다보니 더 열심히 하고 회사와 함께 이 원격 문화를 리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같이 노력하는 것도 있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깃랩의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신 선정님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리모트 워크는 기업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선정님처럼 원격근무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좋은 롤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만들어 낸 것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많은 이들이 원격 근무가 ‘일의 미래’라고 합니다. 여전히 그 미래는 요원하지만 플렉스웍은 한국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그 가치에 공감하고 동참하기를 바라며 한 걸음씩 내딛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리모트워크 기업 깃랩에서 멋진 커리어를 쌓고 계신 선정님이 매 순간 ‘일의 미래’ 를 만들어 가고 있는 주역임을 느끼며 저희도 더 분주하게 움직여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로서 원격근무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업무 방식을 받아들이고, 나에게 맞게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선정님을 저희도 응원합니다!
편집 플렉스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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