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업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일을 위해 정규직 한 명을 채용해야 하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를 집행하고 있지만 성과를 진단할 사람이 없습니다. 재무 데이터는 쌓이는데 사업별로 얼마를 남기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반복 보고를 자동화하고 싶지만, 내부에 이를 설계해본 사람은 없습니다.
이럴 때는 필요한 경험을 가진 외부 전문가와 업무 범위를 정해 협업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채용 전에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Upwork가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49%가 핵심 역량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프리랜서를 활용하고 있으며 CEO의 48%는 향후 1년간 프리랜서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프랙셔널(시간제 리더급) 역할에서도 중소·중견 기업의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노동시장 분석 기업 Lightcast에 따르면, 2026년 미국 내 프랙셔널 역할 채용공고의 97%가 중소·중견 기업에서 나왔습니다. 모든 전문성을 정규직으로 갖추기 어려운 조직일수록 필요한 만큼 전문가와 협업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업무부터 외부 전문가와 협업할 수 있을까요? 플렉스웍을 통해 전문가와 협업한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다섯 가지 영역을 살펴봅니다. 실제 의뢰 순위가 아니라, 협업 범위를 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예시입니다.
1. 마케팅: 캠페인에 필요한 역할을 구체적으로 맡기는 일
콘텐츠를 발행하고 광고를 운영하는 담당자가 있더라도, 특정 캠페인에 필요한 전문성이 내부에 없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PR·마케팅 에이전시 크레인즈는 12명의 팀으로 뉴욕, 파리, 서울 등 여러 거점의 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글로벌 테크 브랜드의 국내 소셜 캠페인을 앞두고, 2주 안에 기획부터 제작과 카피까지 맡을 릴스 에디터가 필요했습니다. 정규직 채용으로는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플렉스웍을 통해 연결된 콘텐츠 에디터는 온보딩 3일 만에 브랜드의 언어를 익혔고, 첫 주부터 미디어 브리핑 문서를 독립적으로 완성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여러 브랜드 작업에 참여하며 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크레인즈 김림 대표는 협업의 기준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몇 시간 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결과를 만들었느냐로 협업의 가치를 판단합니다.”
마케팅 업무를 맡길 때는 요청을 다음처럼 구체화해보세요.
마케팅 전반 지원 → 이번 캠페인의 릴스 기획과 제작
광고 운영 지원 → 최근 광고 성과를 진단하고 다음 달에 실행할 실험 세 가지 제안
CRM 개선 → 고객 행동에 따른 메시지와 운영 기준 설계
2. 재무: 데이터를 경영 판단에 쓸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
매출과 비용이 기록되어 있어도 경영진이 필요한 답을 바로 얻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마케팅 회사 베러나우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재무 데이터는 정리되어 있었지만, 경영 판단에 활용하기 좋은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베러나우는 플렉스웍을 통해 시간제 재무 전문가와 협업하며, 기록된 데이터를 관리회계 관점에서 다시 정리하고 해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김하나 대표는 시간제 협업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말이 시간제이지, 실제로는 업무 단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해야 할 일을 먼저 정리하고, 그 일에 필요한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재무 업무라면 사업별 손익표, 예산 대비 실적 보고서, 현금 흐름 예측 모델처럼 구체적인 결과물을 정할 수 있습니다. 내부 담당자가 이후에도 자료를 갱신할 수 있도록 작성 기준과 사용 방법을 함께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자동화: 반복되는 보고와 검토 흐름을 설계하는 일
여러 파일에서 숫자를 옮기고 같은 형식의 보고서를 만드는 데 매주 시간이 든다면, 업무 흐름을 점검할 때입니다.
플렉스웍과 기고만장이 함께한 웨비나에서는 영국의 한 메드테크 스타트업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이 회사는 약 10개월에 걸쳐 일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기술 운영팀은 개발 환경 구축, 코드 리뷰, PR(Pull Request) 관리 같은 반복 업무를 AI 에이전트에 맡기고, 개인이 쌓아온 노하우를 팀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표준 명령어로 정리했습니다. 품질 문서는 업로드·검토·승인 단계를 시스템에서 추적하되, 최종 승인은 사람이 맡도록 했습니다.
이 회사는 내부에서 직접 업무 흐름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내부에 설계 경험이 없다면, 바로 이 설계 단계부터 외부 전문가와 함께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요청 범위는 단순히 ‘AI 도입’이라고 정하기보다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어떤 자료를 가져오고, 어떤 기준으로 정리하며, 누가 결과를 확인할지까지 정해야 실제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오류가 발생했을 때 확인하는 방법과 내부 담당자를 위한 운영 안내도 범위에 포함해보세요.
4. 디자인과 제품: 리뉴얼 범위를 정해진 기간 동안 맡기는 일
서비스 전체를 다시 만드는 큰 프로젝트만 외부에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에 본사를 둔 맘블리는 브랜딩과 프로덕트 리뉴얼을 함께 진행해야 했지만, 본사 주변에서 원하는 역량을 갖춘 디자이너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플렉스웍을 통해 만난 수도권 거주 디자이너와 4개월 동안 하루 4시간씩 원격으로 협업하며 웹·UX/UI·브랜드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맘블리가 꼽은 협업의 장점은 문서로 정리되는 피드백, 시간 관리, 그리고 회사의 방향을 이해해 결과물에 반영하는 적응력이었습니다.
‘UX 개선’처럼 범위가 넓은 요청이라면 검토할 화면, 확인할 사용자 행동, 제출받을 개선안의 범위를 먼저 정해보세요. 내부 담당자는 우선순위와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전문가는 합의한 구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5. 새 역할: 상시 채용 전에 프로젝트로 필요성을 확인하는 일
새로운 역할이 필요해 보여도, 그 일이 계속 이어질지는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크레인즈는 2024년 국내 F&B 브랜드 프로젝트를 계기로 프로젝트 매니저와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업무 감각과 소통 방식이 잘 맞아 협업은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졌고, 2년 뒤 해당 매니저는 크레인즈의 정직원으로 합류해 회사 계정을 전담하게 됐습니다.
프로젝트로 먼저 함께 일하면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업무가 상시로 필요한지, 그리고 해당 전문가와 우리 조직이 잘 맞는지입니다. 필요하다면 협업 범위를 넓히고, 그렇지 않다면 프로젝트와 함께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정규직 채용을 고민 중인 역할이 있다면, 기간과 결과물을 정할 수 있는 과제 하나부터 분리해보세요.
우리 업무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을까요?
먼저 다음 세 가지를 적어보세요.
전문가와 함께한 뒤 어떤 결과물이 남아야 하나요?
내부에서는 누가 자료를 제공하고 결과를 검토하나요?
업무가 끝난 뒤에는 누가 운영을 이어가나요?
답이 구체적일수록 협업 범위와 필요한 시간을 정하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매일 우선순위가 바뀌고, 여러 부서를 조율하며, 지속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역할이라면 정규직 채용을 우선 검토하는 편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밀려 있는 업무 하나를 골라보세요. 필요한 결과물과 완료 시점을 적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