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디즈 펀딩 기획자이자 강연/번역 에이전시 대표, 인스타그램에서 제주 워케이션과 관련된 정보와 팁을 공유하는 제주 워케이셔너 계정 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입니다. 육아휴직 후 퇴사를 고민했던 워킹맘이지만 이젠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10년차 N잡러가 되었어요.
육아 휴직하고 복직한 날, 바로 퇴사 결심했죠
일본브랜드 시계의 한국 총판 회사를 3년 정도 다니다가 첫 아이를 임신하고 육아 휴직을 했어요. 복직을 하니 저한테 CS센터에서 상담 접수를 하라더라고요. 상담일이 싫었던 게 아니라 제가 하던 일과 전혀 맞지 않았어요.
제 커리어를 살리려고 이사도 하고, 애도 맡기면서 복직하려던 거였는데 회사에서 그렇게 강요하니까 바로 퇴사를 결심했죠. 퇴직서 내고 집에 와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뭐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받았어요
경제적으로도 일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커리어에 갭이 생기면 다시 일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0만원, 20만원이라도 버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인들을 포함해서 여기저기에 구직 의사를 적극적으로 알렸어요.
스스로를 홍보하는 기간을 거치니까 주변에서부터 작은 일이라도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슨 일이든 상관 없이 주어지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그렇게 일을 하다보니 핏이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찾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신생아 안고 재우면서 일하던 때]
강연과 번역 에이전시를 운영하던 분을 꾸준히 도와드리다 그 분이 운영하시던 회사를 인수까지 하게 되었어요. 아기용품 수입 업무와 에이전시 운영을 동시에 하던 중에 팬데믹이 오니까 둘 다 일이 갑자기 끊기더라고요.
심지어 남편도 ‘취업 되겠어?’ 하더라구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허무맹랑했던 것 같기도 해요. 한 분야에서 엄청나게 커리어를 쌓은 것도 아니었고, 애 있는 엄마였고, 코로나였으니까요. 심지어 남편도 “취업 되겠어?”라고 했어요.
시기가 시기인지라 2차 면접까지 합격했다가도 아예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또 예전에 했던 것처럼 주변에 제가 일하고 싶다는 걸 열심히 알렸죠. 100% 재택근무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커머스 담당자를 찾고 있어서 그 시기에 결국 취업을, 그것도 재택근무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죠. 너무 기적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즐겁게 일했는데 그 회사가 다른 회사로 합병되면서 직원들이 흩어지게 되었어요. 혼자 일할 때보다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제가 급성장하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에 다시 조직에 속하고 싶으면서도 출퇴근은 여전히 부담스러웠어요.
[제주 붉은 오름 캠핑장에서 워케이션]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를 찾다가 와디즈 펀딩 기획 컨설팅을 하는 회사에서 원격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원래 원격 포지션으로 들어간 건 아니었는데, 대표님이 제가 10년 정도 원격으로 일을 잘 해왔던 걸 좋게 보셨던 것 같아요. 일을 놓지 않고 제 시간을 주도하면서 사업을 운영하거나 회사를 다녔던 게 명확한 레퍼런스가 되니까 저를 믿을 수 있는 근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6개월 정도 원격으로 해보자고 하셔서 시작하게 되었고, 출산을 한 이후에 계속 원격으로 일을 하고 있네요.
아이 낳고도 일할 수 있냐고요? 의지가 있으면요
아이 낳고 일할 수 있는지, 워킹맘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여성들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사실 하나예요. 결국 자기 의지의 문제인 것 같아요. 물론 사회적, 환경적으로 기회가 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저는 누구 도움 없이 경단녀가 될 뻔한 위기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사실 스스로도 “내가 대체 뭐가 있어서 여기까지 버텼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스킬이 없었는데도 어떻게든 계속 일을 했어요. 일을 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기회가 있으면 뭐든 하겠다고 생각하고 달려들었던 게 저한테 기회를 만들어줬던 것 같아요. 10년 동안 워킹맘으로 살아온 입장에서 본인이 의지가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만난 여섯 명의 밀레니얼 엄마들이 시간과 돈, 육아와 직업까지 모두 잡은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발간했어요]
아이가 생기면 일을 못하겠지? 예전처럼 할 수 없겠지? 불안할 수는 있지만 어찌되었든 하겠다는 의지와 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쉽지 않죠. 쉽지 않으니까 더 악바리처럼 해야하는 것 같아요.
전업맘 vs 워킹맘, 자기 성향부터 파악해보세요
육아냐 커리어냐 이 둘 사이에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결국 자기 성향을 파악해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가 일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면 집에서 육아만 한다면 너무 괴로울 거예요. 그런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나가서 일을 해야죠. 집에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애들한테 소리 지르면 애도 엄마도 힘들 거든요. 일단 자기를 잘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내가 가진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최적의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죠. 저도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제가 했던 선택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느껴요. 재택근무 덕분에 일하는 엄마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아이들과 애착 관계를 잘 만들었죠. 그런 게 저한테는 큰 행복이에요.
그래서 나 자신과 대화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욕심은 내려놓되, 책임감은 놓지 않아요
저는 시간과 에너지 분배를 하고 그거에 맞는 업무를 분할해서 해요.
제가 가진 최대 에너지가 100이라고 봤을 때 업무와 가사 비중을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거예요. 이번 주에 업무가 너무 바쁘다면 가사를 놓는 식이죠. 집이 개판이 돼도 모두 이해해라 하는 거예요. 일에 쏟는 에너지가 좀 낮을 땐 집안일도 하고 충전도 하고요. 일이 너무 바쁠 때는 최대한 미팅도 안 하는 편이에요.
일하면서 중간에 아이들 등교나 식사를 챙겨야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일을 분할해서 하는 편이에요. 대신 기획안을 짜거나 아이디어를 내야하거나 덩어리로 집중해서 할 일이 있을 때는 새벽 시간을 활용해요. 그렇게 70~80% 정도 일을 해놓고 낮에는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해야 하는 일들을 하죠.
집에서 일하더라도 오피스 공간을 마련해서 아이들과 공간 분리를 하고요. 낮에 퍼포먼스를 못 냈다면 밤을 새서라도 해요. 저는 그게 책임감이라고 봐요.
가장 효율적이고 유용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육아를 베이스로 두고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서 내가 하루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 그 중에서 덩어리로 쓸 수 있는 몇 시간을 쓸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상황에 맞춰서 업무 스케줄을 짜요. 지금 나한테 주어진 상황과 시간에서 내가 가장 효율적으로 유용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식이에요.
지금 하는 업무가 9 to 6 개념이 없고 프로젝트를 잘 성공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죠. 펀딩 기간에는 일주일에 한 번은 밤을 샐 정도로 바쁘기도 하지만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까지는 상대적으로 좀 여유가 있는 편이죠.
잠깐이 아니라 영원히 쉬게 되는 게 안타까워요
애기 낳고 몇 년 키워야지…했는데 경력이 아예 끊겨버린 지인들이 너무 많아요.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애기 낳기 전엔 대기업에서 일했는데도 다시 취직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정말 많죠. 순간의 선택이었는데 평생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저는 육아 휴직 끝나고 바로 일을 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사나’ 고민될 정도로 힘든 순간이 많긴 했지만 그 때로 다시 돌아가도 다시 일을 할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소원이 70, 80대까지 일하는 할머니고 싶어요. 항상 일하는 감각을 가지고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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