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7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하다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를 설립한 유호현 대표가 경험한 원격근무, 그리고 원격으로 기업을 운영하며 느낀 장단점, 진솔한 생각을 들어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원격근무
출퇴근도 근무 시간도 자유로운 실리콘밸리의 근무 환경
저는 실리콘밸리에서 7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을 했습니다. 트위터에서 3년, 에어비앤비에서 4년 동안 일을 했었죠. 그때 기업문화가 정말 신기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보다도 한참 전이었는데, 원격 근무를 많이 하고, 회사에 나간다고 해도 제가 어디에 있는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매니저가 저를 찾으려면 슬랙 같은 메시지를 보내서 저를 찾아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로웠고요.
원격으로 일해도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트위터에서 첫 해에 휴가가 무제한이었는데, 제가 휴가를 하나도 안 쓴 것이죠. ‘휴가 무제한인데 나는 왜 안 썼을까? 나는 바보인가?’ 하면서도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이런 스스로를 보며 ‘무제한의 자유를 가지고 있는데 왜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정도였어요. 그 고민을 바탕으로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 문화에 대한 책도 쓰고, 2020년에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인 옥소폴리틱스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를 적용하다
100% 원격근무를 하며 직접 느낀 장점 5가지
현재 저는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고, 다른 직원들은 미국의 다른 도시, 한국, 필리핀 등에 있어요. 원격으로 2년 동안 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장점 중 하나는 피로도가 적다는 것입니다. 사무실에 갔다 오면 엄청난 피로감을 느끼는데, 원격 근무는 이런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지역적 한계 없이 다양한 인재를 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사무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특히 저희같은 스타트업처럼 예산이 타이트한 곳에서는 고정비 절감이 큰 도움이 됩니다.
- 피로도가 적다.
-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원격근무의 유연성 덕분에 지역에 상관 없이 인재를 구할 수 있다.
- 인사 평가를 팀이 아닌 개인 단위로 한다.
- 사무실 비용과 같은 고정비를 아낄 수 있다.
100% 원격근무를 하며 직접 느낀 단점 6가지
원격 근무는 온보딩의 어려움, 모호한 일과 생활의 경계, 외로움 등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외로움 같은 경우엔 이는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로 회사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영역은 아닐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일부 투자자들이 원격 근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원격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를 꺼리는 경우도 일부 있거든요.
- 온보딩이 어려울 수 있다.
- 일부 직원만 원격근무를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은 소통이 더 어렵다.
- 클라이언트를 초대할 공간이 없다.
- (스타트업의 경우) 원격근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부정적인 투자자가 있을 수 있다.
- 일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원격근무를 잘 하기 위해 세운 6가지 원칙
2년간 원격 근무를 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울 수 있었고, 보다 효율적으로 원격근무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 성실함은 프로페셔널의 기본이다
첫 번째 원칙은 ‘성실함은 프로페셔널의 기본이다’라는 것입니다.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은 당연히 성실해야 합니다. 이는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각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기반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 윗사람이 아니라 회사의 미션을 위해 일한다
우리는 ‘윗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회사의 미션을 위한 일’을 중요시합니다.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목표를 이해하고 그를 위해 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기여만 제대로 하고 있다면 눈치를 볼 일도 없습니다.
✅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한다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각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회사의 미션에 맞게 조정하며, 이를 통해 팀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합니다.
✅ 인사 평가를 팀이 아닌 개인 단위로 한다
인사평가는 개인 단위로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고 반대로 ‘프리 라이더(무임승차)’ 역시 방지합니다. 팀 단위의 평가에서는 기여도와 보상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효율적인 미팅을 많이 해서 소통을 최대화 한다
효율적인 미팅을 자주함으로써 아이디어를 모으고, 결속력을 강화합니다. 원격 근무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외로움의 문제도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미팅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함께 고민해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혁신의 시간이 되도록 합니다.
✅ 온보딩 시스템을 정확하게 만든다
온보딩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합니다. 새로운 직원이 회사의 문화와 업무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온보딩 버디를 지정하고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세스를 마련합니다.
원격근무의 미래, 어떻게 될까?
원격근무는 시대의 변화에 맞는 흐름
원격 근무는 지금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슬로우의 피라미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사람들은 생존의 욕구를 다 채우면 존중을 원하게 되고, 존중의 욕구를 다 채우면 자아 실현을 추구하게 됩니다. 자아 실현까지 달성한 사람은 비로소 행복을 느끼게 되고요.

산업화 초기에는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회사에서의 근속을 중요시했습니다. 그러다 산업화가 진전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생존이 아닌, 존중을 얻고자 회사에 다니게 되었죠. 이 시대의 사람들이 회사에서 얻고 싶은 것은 ‘자존감’과 ‘사회적 지위’였어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삶의 의미를 충분히 느끼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MZ 세대는 회사를 통해 커리어를 쌓고,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격근무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근속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일이 적을수록 좋고, 자존감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적당히 일하는 걸 좋아하지만 커리어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최대한 일을 열심히, 잘 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손해니까요. 실리콘 밸리에서 제가 일하던 때도 이미 커리어를 위해서 일하는 분위기였고, 이제 우리나라도 더욱 더 그러한 문화가 잡힐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감시와 관리를 중심으로 한 체제가 점차 필요없어질 것입니다. 오히려 직원이 스스로의 커리어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원격 근무는 효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원격 근무를 통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을 하게 하면, 이는 오히려 회사의 효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호현 대표님을 만나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를 듣고, 대표님만의 원격근무 원칙들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2년 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세운 원칙들에서는 원격근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려는 대표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의 이러한 원칙과 경험들을 참고하여 많은 기업에서 원격근무를 효과적으로 도입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편집 플렉스웍
출처 2023 Go Remote! 리모트워크 컨퍼런스 유호현 대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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