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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xwork x 기고만장 웨비나 1부 · 황소흠 Product Designer 발표 정리
“AI 도구는 도입했는데, 왜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일까요?”
웨비나 당시 황소흠님이 던진 이 질문에서 이야기가 출발합니다.
이번 세션의 출발점은 명확합니다. AI 도구를 도입하는 것과, AI를 중심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조직이 ChatGPT, Gemini, Copilot 같은 도구를 팀에 배포하는 데서 멈춥니다. 하지만 실제로 조직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바꾸는 건 그다음 단계, 즉 “이 도구가 있다는 전제 하에 우리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다시 짤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발표는 이 메시지를 하나의 사례 기업을 통해 10개월간의 타임라인으로 풀어냅니다.
발표에 등장하는 회사는 의료기기 AI 인증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병원, 의료기기 제조사를 대상으로 규제 인증 절차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사 사례로 Flok Health, Lucida Medical, Floy 등이 소개됩니다.
규제 문서 검토, 인증 일정 관리처럼 원래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던 업무를 AI로 구조화하는 것 자체가 이 회사의 사업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발표에서 정작 흥미로운 지점은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이 회사 내부의 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프로덕트 팀, 엔지니어링·디자인·프로덕트가 AI 도입 전후로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발표의 핵심 사례입니다.

아이디어에서 기능 출시까지, 엔지니어링·디자인·프로덕트가 순차적으로 일하는 구조였습니다. 한 직군이 자기 몫을 끝내야 다음 직군에 바통을 넘기는 방식이었고, 세 직군의 작업 구간이 시간 축 위에서 서로 겹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어느 한 단계가 지연되면 전체 리드타임이 그대로 늘어나는 구조였습니다.
같은 세 직군이 병렬적으로, 작업 구간을 서로 겹쳐가며 일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기능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단축된 것으로 소개됩니다.
핵심은 인원을 늘린 게 아니라, 순서대로 넘기던 협업 구조 자체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입니다.
AI를 활용해 각 직군이 다른 직군의 영역까지 일부 커버할 수 있게 되면서, “순서대로 넘기는” 협업이 아니라 “동시에 진행하는” 협업 구조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발표는 이 변화를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2025년 10월 · 도입 시작
디자인·프로덕트·의료 심사원·기술 운영팀이 각자 ChatGPT, Gemini, Copilot 같은 범용 AI 도구를 개별적으로 실험했습니다.
2026년 1월 · 과도기
직군별로 구체적인 활용법이 자리 잡기 시작하지만, 팀마다 도구 활용 수준의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기였습니다.
2026년 8월 · 안정기
범용 도구 활용을 넘어, 팀 고유의 워크플로우와 표준 프로세스로 정착했습니다.
이 타임라인이 시사하는 바는, AI 도입이 한 번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최소 6개월에서 10개월가량의 조직적 학습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도입 시작” 시점과 “안정기” 시점의 활용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판단하기보다 단계별로 다른 목표를 설정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발표는 도입 시작 단계에서 디자인, 프로덕트, 의료 심사원, 기술 운영팀 네 그룹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AI를 실험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중 구체적 사례가 소개된 두 그룹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자인 팀은 Figma 기반의 전통적 디자인 워크플로우에서, AI 기반 코드 생성 도구로 넘어갔습니다.

Before 단계에서는 화면 단위로 여러 개의 디자인 파일을 만들어 관리했습니다. 디자이너가 화면을 설계해 개발자에게 전달하면, 개발자가 그 설계를 다시 코드로 옮기는 구조였습니다.
After 단계에서는 이 방식이 재사용 가능한 UI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로 바뀝니다. 버튼, 인풋, 셀렉트 같은 요소들을 디자이너가 곧바로 “실제 작동하는 코드”로 만들고, “View code” 버튼을 통해 개발팀이 바로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즉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에 있던 “전달”이라는 단계 자체가 사라지고, 디자이너가 설계와 동시에 검증까지 하는 쪽으로 역할이 확장된 사례입니다.
기술 운영팀은 개발 환경 구축, 코드 리뷰, PR(Pull Request) 관리 같은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를 AI 에이전트에게 위임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실제로 팀에서는 /automate, /review, /split-to-prs 같은 명령어를 표준화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명령어들은 개인이 “이럴 땐 이렇게 물어보면 되더라”는 식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팀 전체가 공유하는 표준 프로세스로 정형화한 것입니다.
개인의 숙련도에 의존하던 작업이, 팀이라면 누구나 재사용할 수 있는 업무 시스템으로 바뀐 셈입니다.
또한 QMS(품질경영시스템) 문서나 감사 증빙 자료를 업로드·검토·승인하는 과정에도 상태 기반 워크플로우가 도입되어, 담당자가 자료를 올리면 “검토 중 → 승인” 단계를 시스템상에서 추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규제 산업 특성상 사람이 최종 승인해야 하는 지점은 남겨두되, 그 앞뒤의 업로드·정리·상태 추적은 자동화한 형태입니다.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대목은 “AI 툴만 도입”과 “업무 프로세스 재정의”를 구분한 부분입니다.
대다수 조직이 ChatGPT, Gemini, Copilot 같은 도구를 배포하는 단계에서 멈추지만, 실제 변화를 만드는 조직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작은 단위로라도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정의합니다.
도구를 얹는 것은 개인의 작업 속도를 조금 높여주지만,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팀의 협업 구조와 산출물의 질을 바꿉니다.
황소흠님은 이 차이를 “도구를 얹는 것”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의 차이로 표현합니다.
이 사례가 모든 글로벌 조직의 표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업무 시스템의 일부로 활용할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를, 개인 → 팀 → 조직 세 층위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개인: AI는 생산성 도구에서 팀의 인프라로 이동합니다. ChatGPT를 잘 쓰는 사람이 생기는 것과, 팀이 /review, /automate 같은 방식으로 AI 활용법 자체를 표준화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팀: 직군의 경계보다 업무의 흐름이 중요해집니다. 디자이너가 코드를 이해하고, 기술 운영팀이 반복 업무를 AI에게 넘기면서, 순차적으로 넘기던 협업이 병렬적으로 진행하는 협업으로 바뀝니다.
조직: 결국 필요한 건 ‘AI를 잘 쓰는 사람’보다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도구를 얹는 것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의 차이는, 결국 이 설계를 누가 할 수 있느냐에서 갈립니다.
본 정리본은 Flexwork x 기고만장 웨비나 1부, 황소흠 Product Designer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례로 소개된 영국 메드테크 기업은 발표에 인용된 해외 기업 사례이며, 저작권은 원 발표자 및 해당 기업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