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요즘 직장 트렌드는 3년 전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재택근무라는 단어 조차 생소했던 시기를 지나 유연 근무제, 주 4일제 등 지금은 더 다양한 것들을 논의하니까요.

2022년에 영국의 100여 개 기업은 주4일제를 도입했습니다. 급여 수준을 유지하면서 근무 일 수를 줄인 파격적인 결정이었는데요, 업무 생산성은 유지하면서 직원 인력 유지와 복지 측면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학과 교수인 린다 그레톤(Lynda Gratton)은 “주 4일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업무 방식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2023년에 주목해야 할 몇 가지 직장 트렌드를 제시했습니다.

주 4일제? 어쩌면 그 이상의 유연성

주 7일 근무에서 현재의 주 5일 근무까지 변화해온 역사적인 추세를 보면 주로 기술 발전으로 인해 근무 시간이 줄어들어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을 넘겨왔죠.

근무 방식의 유연성에는 두 가지 요소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장소’고 다른 하나는 ‘시간’입니다. 원격근무의 대두로 우리는 일하는 장소가 반드시 사무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지난 3년 간 충분히 확인했죠. 이제는 ‘시간’에 대해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주 4일제가 먼 이야기가 아닌 이유는 기술 발전 때문만은 아니고 사회적인 변화 역시 들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는 끝났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워라밸’을 추구하는 요즘, 기업 역시 사회적 변화의 흐름에서 또 다른 변화의 요구를 언젠가는 받아들이게 될 수 있습니다.

인재 전쟁에서 힘의 균형은 어디로?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일 잘하는 사람을 붙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용 관계에서 기업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힘이 더 많이 실린 것 같다고 얘기하는 기업 운영자들조차 "이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유연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일부 대기업의 위축된 채용 행보 등으로 직원들도 이전처럼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요즘이죠. 인재 전쟁에서 힘의 균형은 아직 바다 위 작은 보트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2023년입니다.

직원들이 원하는 건 더 많은 자율성

기업이 앞서 얘기한 일하는 방식의 ‘유연성’을 제공할 때 개개인의 직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유연한 일하는 방식 속에서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입니다. 일하는 방법, 일하는 시간, 일하는 장소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질 때 직원들은 진정한 자율성을 느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연 근무제가 도입되면 직원들은 하루 8시간을 일하면서도 내가 가치있게 여기는 삶의 부분에 할애할 수 있게 됩니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더 가치있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사무실 복귀? 일 보다는 동료 때문에 가요.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속속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회사의 일방적인 사무실 복귀 결정에 반발하는 직원들이 상당수지만 그러는 와중에 ‘동료와 함께 하기 위해’ 사무실로 간다고 말하는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들도 매일 출근해야한다는 사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사무실에 있을 때 함께 어울리고 점심을 먹으며 웃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이들이 있습니다.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결정에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진짜 고민은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재택근무의 탓으로 돌리며 급하게 복귀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온 변화인만큼 아직 기업과 사회 전체적으로 진짜 업무 효율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집 Flexwork

출처 World Economic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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