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째 세계 여행하면서 일하는 중! 블록체인 기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싱가포르 출신 프로덕트 매니저 앰버(Amber)를 만나보았습니다.
제주 워케이션에서 플렉스웍이 만난 글로벌 디지털 노마드 앰버(Amber)는 싱가포르의 블록체인 기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1년 반 동안 세계를 여행 중이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리모트 워크의 장점을 느끼고 이제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 삶을 살게 된 앰버가 이야기하는 원격근무의 매력과 어려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팁을 소개해드립니다.
전에는 블룸버그에서 일하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디지털 노마드가 되셨나요?
코로나로 팬데믹이 발생하고 나서 사무실 출근에서 재택근무로 바뀌었어요. 저는 외향적인 편이라 재택근무를 아주 좋아하진 않았지만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지금의 블록체인 회사로의 이직을 제안받았고요. 이 회사는 완전 원격근무가 가능했지만 첫 6개월은 일에 적응하느라 싱가포르에서 재택근무를 했어요. 그러다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난 뒤에 미국에 있는 친구네 집에 방문을 하면서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가 시작되었네요.
미국과 싱가포르는 시차가 아주 다를텐데 어떻게 일하셨어요?
미국에서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머물면서 다른 시차에서 일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테스트를 하면서 저한테 맞는 방식을 찾았어요. 당시 미국 시간 밤 10시부터 일을 시작하고 오전 6시까지 회의나 모든 일을 마감하고 오후 12시나 1시까지 잤어요. 일어나서 점심 때 친구도 만나고 밤에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여행도 했죠. 시차가 반대라서 힘든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그 경험이 꽤 괜찮아서 다른 나라들을 탐험하는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발리, 터키, 스페인, 포르투갈, 태국 등 다양한 곳을 방문하기 시작했고 다시는 사무실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리모트 워크를 하며 어떤 매력을 느끼셨어요?
제가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면서 제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시간 혹은 장소에 대한 유연성을 갖는 것’에 우선순위를 높게 두었어요. 이제는 저도 그렇고요. 아마도 저는 이 생활을 오랫동안 할 것 같아요.
리모트 워크는 유연성 말고도 다른 측면의 장점도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살던 싱가포르는 물가가 아주 비싸거든요. 물가가 저렴한 나라로 가면 첫째로 돈을 덜 쓰고, 둘째로 해당 지역 비즈니스를 지원한다는 것도 느낄 수 있어요. 셋째, 더 많은 국제적인 친구를 사귀는 것, 넷째, 관심사나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됨으로써 내 세계를 확장하는 것, 이 모든 것이 합쳐져 큰 혜택으로 돌아온다고 느꼈어요.
제가 싱가포르에만 있었다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것들이죠. 왜냐하면 매일 같은 동료, 같은 친구, 비슷한 서클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면서 항상 편안한 영역에 머물러 있다면 새로운 생각을 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제가 디지털 노마드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큰 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발리, 터키, 스페인, 포르투갈, 태국 등 1년 6개월째 여행하며 일하는 중
새로운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커뮤니티를 찾는 편이세요?
그럼요. ‘새로운 곳에서 친구를 어떻게 찾아야 할 지 모르겠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면서 저만의 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우선 올바른 지역을 찾아야 해요.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를 찾기 어려운 지역으로 여행을 가서 커뮤니티가 없다고 불평하면 방법이 없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수 있고, 인구 밀도가 높고, 외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라면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도 찾을 확률이 높아요.
두 번째로는 머무는 공간을 잘 선택해야 해요.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에 혼자 머물기보다는 공동 생활 공간이 있는 곳에서 머무는 게 좋아요. 주방이나 라운지 등 여러 사람들이 공용으로 활용하는 공간이 있다면 사람들과 연결되기 쉽거든요. 만약 그런 숙소가 아니라면 일하는 공간이라도 코워킹 스페이스 같은 곳을 찾아야 하죠.
세 번째로는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면 돼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 꽤 다양한 모임이 있어요. 각 모임에서 주최하는 여러 액티비티들에 참여하면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디지털 노마드로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미국 이후 첫 여행지는 발리였는데, 공용 공간이 있는 숙소에 머물렀거든요. 그 때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은데, 일하는 데 방해가 될까봐 선뜻 나서서 대화를 트기가 어려웠어요. 아마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아주 흔한 생각의 흐름일 것 같아요. 제가 만난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들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될까봐 걱정하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면서 제가 얻은 교훈은 공용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데 암묵적으로 허락한다는 점이에요. 방해 받고 싶지 않았다면 개인 방에서 일하는 경우가 아주 많더라고요.
이 걸 깨닫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바꿨어요. 공용 라운지나 카페 같은 곳에서 사람들을 보면 그냥 다가가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해요. 상대방이 응답하면 바쁘다는 뜻이 아니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뜻이고, 미소만 지으면 대화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는 뜻이죠. 이렇게 하면 짧은 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쉽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요. 혼자서 다니는 디지털 노마드일수록 연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행을 너무 자주 다니면 피곤하기도 하고 연결의 힘도 약해져요. 이제는 3주도 짧다고 생각하고 두 달 혹은 세 달 정도는 한 곳에 머물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욕심이 많아서 더 많은 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시차에서 일할 때 업무는 어떻게 하나요?
지금 제가 일하는 회사는 글로벌 기업이고 업무 시간대를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어서 원한다면 제 시간에 맞춰서 업무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가능하면 업무 일정을 제가 머물고 있는 현지 시간대로 변경하지 않는 편이에요. 업무 특성상 이해관계자들과 미팅이 많은데, 제가 잠자는 시간만 아니라면 가능한 그 분들에게 시간을 맞춰주는 편이에요.

제주 워케이션 중, 리플로우(re:flow) 공용 업무 공간에서 일하는 앰버
여행을 하면서도 생산적인 업무 루틴을 유지하기 위한 나만의 팁이 있나요?
우선 생산성은 마음가짐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저만의 사례일 수 있겠지만 저는 3~4년 정도 명상을 해오고 있는데 집중력을 훈련하는 데 아주 좋아요. 기본적으로 저는 한 가지 일을 할 때 100% 집중하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일할 때 누군가 제 바로 앞에 서 있지 않는 한, 아무 것도 들리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상태인 때가 많아요. 명상을 추천하긴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시도해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꼭 해보세요!
그리고 자기 업무 스타일에 맞는 장소를 찾는 거예요. 저는 백색 소음이 있을 때 더 집중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는 카페 같은 공간을 선호해요. 그리고 그런 공간에서 낯선 사람과의 작은 상호 작용이 있을 수도 있고요. 만약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완전히 조용한 장소에서 더 생산적이라고 느꼈다면 다른 장소를 선택했을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저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근무일이라고 생각해요. 필요하면 휴가를 쓰기도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도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새로운 장소에 갈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항상 무제한 데이터가 포함된 현지 SIM 카드를 구입하는 거예요. 인터넷을 쓸 수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잖아요? 포르투갈에서 해안을 따라 자동차 여행을 할 때 인터넷이 되는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해서 노트북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만약 다른 사람들로 인해 집중력이 자주 흐트러지는 분들이라면 모자를 써서 시야를 제한하거나 헤드폰의 주변 소음 차단 기능을 쓰는 식으로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스스로를 훈련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일할 때 무섭도록 집중하는 앰버의 모습을 업무 공용 공간에서 보며 꼭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터뷰를 하며 어떤 질문에도 조리 있게 대답하는 것을 보며 어떤 것도 허투루 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앰버가 원격으로 일하며 동료와 관계를 쌓는 법, 여행하며 느끼는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게요.
편집 플렉스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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